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지금까지 여러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고전 작품이지만 막상 읽어보려 하면 고전 특유의 문체가 조금 난해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햄릿을 읽게 된 계기가 유튜브 컨텐츠나 해외 드라마 같은 곳에서 햄릿의 대사가 여러 번 언급되는 걸 보면서 배경지식이 없으니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시청하는 컨텐츠에 좀 더 몰입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던 것 같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방문해서 여러 번역본을 읽어보며 좀 더 자신에게 맞는 문체를 선택해도 좋고, 초반의 낯선 느낌을 조금만 참아본다면 어느 순간 푹 빠져서 읽게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복수, 배신, 사랑, 인간 존재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구한 고전 비극이다.
덴마크 왕자 햄릿이 아버지의 의문사와 왕위 찬탈, 어머니의 재혼이라는 충격적인 사건 속에서 진실을 추적하며 복수를 결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철학적 사유와 인간 심리의 복잡성이 결합된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독자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햄릿』 소개
『햄릿(Hamlet)』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 중 하나로, 1600년경에 초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덴마크 왕자 햄릿이 아버지의 죽음과 왕위 찬탈, 그리고 어머니의 재혼이라는 사건에 직면하여 겪는 내적 갈등과 복수의 여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이라는 인물을 통해 죽음과 삶의 의미, 인간의 도덕적 한계, 행동과 망설임 사이의 간극을 깊이 파고든다.
특히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으로 시작하는 햄릿의 독백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로,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상징한다. 『햄릿』은 역사와 전설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으나, 셰익스피어의 손에서 인간 심리와 철학적 사유가 결합된 비극으로 재탄생했다. 이후 수많은 연극, 영화, 오페라, 문학 작품에 영향을 미쳤으며, 시대와 문화를 넘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줄거리
덴마크 왕이 갑작스럽게 죽자,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를 차지하고, 곧바로 왕비 거트루드와 재혼한다. 왕자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에 깊은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 어느 날, 죽은 왕의 유령이 햄릿 앞에 나타나 자신이 클로디어스에게 독살당했다고 밝히고, 복수를 명령한다. 그러나 햄릿은 유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햄릿은 연극단을 불러 아버지의 죽음을 재현한 극을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을 지켜보던 클로디어스가 당황하여 자리를 떠나자, 햄릿은 그의 죄를 확신한다. 그러나 복수의 순간마다 그는 망설이며 기회를 놓친다. 이 와중에 햄릿은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실수로 살해하고, 이 사건으로 오필리아는 정신이 붕괴되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 오필리아의 오빠 레어티즈는 햄릿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클로디어스와 함께 음모를 꾸민다.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독이 묻은 검과 독이 든 술잔이 등장하고, 거트루드가 우연히 독이 든 술을 마셔 죽는다. 햄릿과 레어티즈는 서로에게 치명상을 입히지만, 죽기 전 햄릿은 클로디어스를 죽여 복수를 완수한다. 숨을 거두기 전 그는 친구 호레이쇼에게 진실을 세상에 전하라고 부탁한다.
감상평
『햄릿』은 복수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단순한 영웅 서사로 흐르지 않는다. 햄릿은 분노와 슬픔 속에서도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진실과 정의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의 망설임과 자기 성찰은 인간의 불완전함과 복잡한 심리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 복잡한 욕망과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다. 거트루드의 재혼, 클로디어스의 야망, 오필리아의 순수함과 비극, 레어티즈의 복수심은 서로 얽히며 비극의 소용돌이를 만든다. 셰익스피어는 이를 통해 권력과 사랑, 의무와 욕망이 충돌하는 순간의 인간 군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햄릿의 유명한 독백은 여전히 현대인에게도 강한 울림을 준다. 죽음과 삶, 존재와 무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4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이런 점에서 『햄릿』은 단순히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영원한 탐구서라 할 수 있다.
비극 속의 성찰
『햄릿』은 복수를 완수했음에도 결코 승리의 결말로 끝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주요 인물이 죽음을 맞으며, 복수의 대가와 그 파괴력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잃는 것은 무엇인가? 셰익스피어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인간이 끊임없이 선택과 갈등, 확신과 의심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사실만을 남긴다. 이 점에서 『햄릿』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살아있는 고전이다.